세계사 시간에 들었던 아비뇽 유수 사건. 그 아비뇽을 향해 간다.
종교가 정치에 관여하기 시작하면 정치가 종교에 개입하게 된다.
정치에 관여하지 않으면서도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한계점을 찾는 데에는 역시 "지혜"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지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마음에서만 나온다.
아비뇽은 옛 성곽으로 둘러싸인 구시가지가 전부다.
성곽 안은 단순해서 누구나 아비뇽 교황청을 찾아가게 돼 있다.
가는 도중에 살짝 배가 고파져서 길가 카페에 들렀다. (물론 사전 정보조사를 마친 카페)
Ginette & Marcel. tartine 전문카페다.
tartine이 뭔가 했더니 toast를 말하는 거다. 근데, 그 토스트가 참 실하다.
아비뇽 교황청. 저녁 햇빛을 받은 교황청 벽 색깔이 참 좋다.
이 앞에 넓은 광장이 있는데, 젊은이들이 유난히 많이 모여 있다.
배낭여행족들이 집결하거나 만나는 장소인 듯.
광장 한 구석에서 집시들이 기타를 치며 구걸하고 있다.
광장을 울려퍼지는 기타 연주. 그 연주 실력이 보통을 훨씬 넘는다.
한참 들고 있다가, 아내는 연주자 앞에 놓인 깡통에 거금(?)을 넣었다.
"쑬르뽕다비뇽 오니당스 오니당스 ..."
왜 이 동요는 사람들이 아비뇽 다리 위에서 춤춘다고 했을까.
어쨋거나, 유명한 아비뇽 다리와 저녁햇살이 비친 르와르강이 참 아름답다.
아비뇽 성벽의 작은 출구로 나오니, 커다란 대관람차가 돌아가고 있다.
수십년전... 아내였던가, 딴 사람이었던가... 누군가와 관람차를 탔던가 싶은 기억이 으으.. 가물거린다.
아내도 비슷하게 가물거리는 기억이 있는 것같다. 나였는지, 딴 녀석이었는지..
가물거리는 수십년전의 기억을 더듬어봐야, 이제 와서 무슨 소용있으랴.
기억상실증 환자처럼, 우리는 대관람차에 올랐다.
빙빙 돌아 정점에 이르면 약간 아찔하다.
생각보다 무지 높다.
영화를 보면 남녀가 이런데서 부둥켜 안고 키스하던데, 실제로는 흔들리는 게 무서워서 아무 짓도 못하겠다.
- 으음... 이렇게 느껴지는 걸 보면, 나는 대관람차를 타본 적이 아예 없는지도 모르겠다.
아비뇽 교황청과 시내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마침 해는 점점 지고, 저녁하늘은 불타는 것같다.
아비뇽 광장과 성곽 옆, 아내와 함께 대관람차 속에서 즐기는 이 저녁공기와 불타는 저녁하늘을,
아아, 내 평생 잊을 수 있을까.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한 장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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