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ed 


블레드 입구에서부터 진입하는 차량이 많이 밀리기 시작한다. 

유원지라는 느낌이 확 다가온다. 

마침 오늘이 주말이라 교통체증이 더 심한 모양이다. 


블레드 호수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아내가 환호한다. 

(그래. 이 정도면 됐어. 좋아할 줄 알았지. 흠흠) 


블레드 호수가 바로 앞에 보이는 숙소를 예약해 두었다. 

Carmen Guest House 

"free parking on site"라길래 선택한 건데, 주차부터 만만치 않다. 

주인의 도움으로 주차를 간신히 마치고 방에 들어가니, 방은 비좁고, 냉장고도 없다. 

숙박비 10만원이 넘는 숙소인데도 이 모양이다.  

하지만, 위치가 좋다는 것 하나로 만족하려고 마음을 다잡아 본다. 


위로가 되는 것 한가지가 있다. 

자그레브 에어비앤비보다 샤워부스의 크기가 조금 더 커졌다 - 이제는 부스 안에서 몸을 뒤로 돌릴수도 있고, 몽을 약간 구부려 다리에 비누칠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역시 숙소는 비싼 값을 한다니까.  ㅠㅠ




햇빛이 누그러지길 기다려 산책 겸 탐색에 나섰다. 

경치는 끝내준다. 

잔잔한 호수와 예쁜 교회. 

오늘의 휴식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천천히 걸어서, Hotel Park 앞에 있는 Park Restaurant and Cafe로 갔다. 

60년간 1200만개의 케익을 팔았다는 소문난 집이다. 

당연히 크림케이크와 커피를 주문했다. 



허겁지겁 먹다가, 이것은 사진으로 남겨두어야갰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맛있으니까. 

위에 놓인 크러스트와 밑의 크림이 어쩜 그렇게 잘 어울릴까. 

바삭함과 부드러움이 입 안에서 기막힌 조화를 이룬다. 



저녁이 시원한 Bled에서, 우리는 참 좋은 휴식을 얻었다. 

호수 주변에는 마차에서 수공예품을 파는 현지인들이 더러 있었다. 

아내는 어느 수줍은 처녀의 마차에서 오랫동안 귀걸이를 고르다가 끝내 하나를 구입했다. 

득템했다고 기뻐하는 아내의 모습은, 귀걸이를 팔고 웃음짓는 슬로베니아 처녀만큼이나 천진해 보였다.  

그리고나서, 우리는 호숫가 벤치에 앉아 어스름이 깔리는 저녁을 오래도록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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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oto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