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가는 곳만 쫓아 다니는 여행은 질색이다. 

뭔가 특이한 짓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하여... 목요일 저녁에 소규모 콘서트를 여는 MEAM (Museu Europeu d'Art Modern)이라는 미술관을 찾았다. 물론 미리 예약도 했고. 


콘서트 시작이 좀 남았기에 근처를 산책했다. 

피카소 미술관과 델 마르 성당이 근처에 있고, 골목 사이사이길도 참 멋진 곳이다. 







이런 분위기, 난 참 좋다. 

한참이나 골목을 쏘다니다가, MEAM 미술관으로 되돌아왔다. 

전시물들은 모던 아트라, 약간 난해한 것들이 많다. 


 

이걸 보더니 아내가 쿡 찌른다. 

우리 부부란다. 

누가 누굴까. 흠.. 이렇게까지 자학하다니... 

얘, 체중 콤플렉스가 매우 심각하구나...  ^^ 



6시가 되자 콘서트가 시작되었다. 

미술관 중앙의 르네상스홀에서 공연한다. 

미술작품들이 사방에 걸려있는 큰 방에 한 50명 정도의 관객이 둘러 앉은, 작은 클래식 콘서트다. 

맛있는 쿠키와 차도 제공된다. 

둘러보니 동양인은 하나도 없다. 

일단 남들 하는 짓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성공이다. ㅎㅎ 


피아노 연주와 소프라노 독창이다. 

Nuria Vila 라는 소프라노의 음질이 참 인상적이면서도 매우 부드럽게 들려온다. 

노래에서 나타나는 열정과 자신감 넘치는 카리스마가 보통이 아니다. 

간간이 소름돋는 감동까지 준다. 


사진 촬영이 금지된 것은 아니었지만, 왠지 열정적으로 노래하는 가수를 향해 셔터를 누르고 싶지 않았다. 

모든 순서가 끝나고 나서야 양해를 구하고 한장 찍었다.


 

왼쪽이 Nuria Vila, 오른쪽이 피아니스트. whoever.   

아내는 이번에 내가 저지른 계획중 최고라면서 연신 추켜준다. 

이번 바르셀로나 여행에 짙은 색감을 더해준, 잊을 수 없는 이벤트였다. 

우리 미술관들도 이런 콘서트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벌써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Posted by foto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