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자그레브의 골목을 걷는다.
아직은 햇살이 직접 부딪치지 않은 골목의 색깔들이 참 곱다.
멀리 보이는 대성당의 첨탑들.
조금전 저기서부터 출발했는데, 꽤나 멀리 걸어온 것처럼 보인다.
골목에서는 늘 사람의 자취를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골목 산책은 흐뭇하다.
리스본보다도 좀 더 낡은 느낌의 골목길.
세련되지 않은 그래피티들이 골목의 향기를 더해준다.
저 가로등도 밤새 불을 밝히고 있었겠지.
아무도 그 밑을 지나가지 않았더라도, 가로등은 그렇게 이 골목을 밤새 비추고 있었을꺼다.
세상 속에서, 나도 저렇게 골목을 비추는 가로등이어야 할까.
아무도 그 밑을 지나가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당연히 그 유명한 St. Mark 교회도 가본다.
교회 지붕에 크로아티아와 자그레브의 휘장이 그려진 것은 참 특이하다.
그리고, 돌라치 시장에도..
이 시장은 옐라치치 광장 바로 뒷편에 있다. (참고: 목요일 아침에는 돌라치 시장이 열리지 않았다.)
저 계단을 올라가지 않고 바로 오른편으로 가면, 지하(?) 건물내에 주로 정육 등을 파는 시장이 있다.
그 윗층, 저 계단을 올라가면 야외 시장이 있다. 주로 과일과 야채 등을 판다.
아내는 자두와 체리를 샀고, 나는 수박 한 덩어리를 샀다.
가격... 그렇게 저렴한 것은 아니었고, 맛... 그렇게 없지는 않았다. ㅠㅠ
그냥 과일을 사먹으려면 사먹어도 좋겠다는 정도.
('돌라치 시장에서 구입한 과일이 너무너무 싸고 너무너무 맛있더라'는 블로거들의 평은, 아마도 모든 것에 흥분한 여행자로서의 평이었나보다)
돌라치 사장을 바라보는 카페에 자리잡고 모닝커피를 한잔 시켜 마셨다.
그 이후 크로아티아를 돌아다니면서 마신 것들 중에서는, 가장 커피다운 커피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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