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Georgia

메스티아로 가는 길

fotovel 2016. 10. 24. 03:15

드디어 Mestia 메스티아로 간다. 

Zugdidi 주그디디를 조금 지나서부터 산세가 험해지기 시작한다. 


도로 곳곳에 방금 무너져내린 듯한 낙석들이 흩어져 있다.

도로 한편은 종종 까마득한 절벽이다.  

언제라도 낙석을 맞아 큰 사고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현실로 다가온다. 


이번 여행을 떠나면서, 책상 서랍에 짧은 유서를 남겨놓았다. 

아내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같은 거. 

사랑한다는 말과, 혹시 내게 무슨 일 생기더라도 너무나 즐겁게 하고싶은 여행하다가 일어난 일이니 섭섭해 하지 말라는 것, 내 장례를 즐겁게 치루라는 것, 등등을 적은후, 테이프로 봉해서 서랍 속에 넣어 두었다. 

아무 일없이 귀국한다면, 아무 일없었던 듯 그 유서를 버리면 된다. 



그 와중에, 소들은 어디서나 나타났고, 길을 막은채 움직이려 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멀뚱멀뚱 차를 보면서도 비키려 하지 않는 눈빛이 만만찮아 보인다.



수많은 계곡을 지났다. 

점점  고도가 높아지더니,  이윽고 가을철을 맞은 경관들이 조금씩 시작된다. 

흐린 날씨지만, 간간이 구름 사이를 뚫고 나온 햇빛이 숲속의 단풍 나무들을 집중적으로 비쳐준다. 


하나님께서 허용하신, 오늘만의 절경이다.  



침엽수과 뒤섞인 활엽수들의 가을색이 참 고급지게 아름답다. 

사진이란 게, 이 정도밖에 표현하지 못하는가.



계곡을 따라 흐르는 시냇물이, 숲의 가을색을 더욱 시리게 만드는 듯하다. 



고도는 점점 높아진다. 

고도 1600미터에 도달할 즈음부터 멀리  만년설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코카서스 산맥의 일부다. 

메스티아가 훨씬 가까와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산중  깊은 곳까지, 그들은 왜 들어와 살게 되었을까. 


수수께끼를 풀고 싶은 마음으로 계속 길을 달린다. 



 



우리가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