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Georgia

Tbilisi 돌아다니기

fotovel 2016. 10. 24. 00:08

내 여행계획에는 트빌리시 관광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트빌리시를 돌아볼 수 있는 것은 오늘 뿐이다. 


호텔에서 주는 아침을 대충 먹고나서,  서둘러 나섰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메테키 다리 건너 Narikala 나리칼라 요새. 





다리를 건너, 먼저 old tbilisi를 가로질러 산책한다. 

뭐 대단한 것은 없다. 

식당과 카페들,  그리고 관광객 대상의 여행사 등등이 늘어서 있다. 

아침이라 문을 연 곳도 별로 없었지만, 내게는 별 관심이 가지 않는 곳이다. 


자유광장까지 갔다가, 문이 열린 던킨도너츠에 들어가 커피 한잔. 

조그만 크로아상을 합해서 5라리. 

2000원 정도 되는 셈이니, 이 동네 물가가 꽤 싸다. 



지하철을 타고 Central Station에 간다. 

구 러시아 지역들이 그렇다더니, 지하철의 깊이가 꽤나 깊다. 

충무로역 에스컬레이터도 꽤 긴 편인데, 그 두세배는 되는 느낌이다.

 

역에서 내리니 역시 시끌벅적하다. 

길 건너편이 시장이다. 

어느 도시나, 시장은 그 곳의 사람 냄새를 잘 맡아볼 수 있는 곳이다. 



뒷편에 보이는 낡은 아파트들이 정겹게 보인다. 

각각의 집들이 같은 모양이지만, 서로 몹시 다르게 보인다. 



빵집의 진열장이 예쁘다.

빵도 참 여러가지다. 


진열장 사이에 열려있는 창문으로 어여쁜 조지아 아가씨가 얼굴을 내밀고 있었는데, 카메라를 꺼낸 순간 그 아가씨는 사라져버렸다.

사진 속 창문은 비었지만, 내게는 여전히 그 아가씨가 보인다.

가본 사람과 안 가본 사람의 차이다. 


"조지아"하면 커피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그 조지아는 미국의 state를 말하는 거란다. (미국 조지아주가 왜 커피와 관련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조지아"라는 캔커피 브랜드가 미국 조지아주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인가보다)


근데, 트빌리시 중앙역 앞 시장을 돌아다니는데, 매우 훌륭한 커피향을 풍기는 커피 가게들이 많다.   

커피 빈이나, 그것을 갈아 파는 곳이다. 

아쉬운 것은, 커피를 내려서 파는 카페는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것. 



그 다음은 Sameba 교회. 



트빌리시에서 가장 대표적인 교회다.  안가볼 수 없지. 

동방정교교회라,  내부가 꽤나 화려하다.


 

포니 테일의 남자가 마리아 상 앞에 서서 긴 시간동안 소리내며 기도한다. 

교회를 찾은 사람들은 그림에 손을 대기도 하고, 향을 피우고 기도하기도 한다. 

모두가 참 진지하다.


조지아 사람들은 길을 가다가도 교회나  십자가를 발견하면 가슴에 성호를 긋는다.

십자가 성호를 두번 긋고 두 손을 모은다.   

운전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에게 물어보니, 십자가가 눈에 띄일 때마다 그렇게 수시로 성호를 그으면서 기도한다고 한다. 


그것을 위해서인지, 길 옆에 세워진 크고작은 십자가들이 굉장히 많이 눈에 띈다.   

그렇게라도 기도하는 시간과 기회를 자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한데, 그들에 비해 개신교는 너무 자유로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종교의식의 형식적 측면을 배제하는 것은 좋은데, 신앙심까지 영향받는 경우가 많다. 



사메바 성당 앞뜰에는 꽤 커다란 종탑이 있다.

때마침 오후 3시가 되자, 종탑에서 종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세번. 

 


사메바 교회 앞 정원에 앉아 묵상하면서 오후  나절의 한가한 시간을 보냈다.  

혼자만의 자유여행은 이게 하이라이트다. 

언제든, 언제까지든,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    



호텔 앞, 나리칼라 요새의 강 건너편에는 메테키 교회가 있다. 

강가를 낀 멋진 풍광을 보여주는 교회다. 





어딜 가나 십자가와 교회가 안보이는 데가 없는 도시. 

트빌리시. 

도시 이름이 조지아어로는 "따뜻한 곳"이라는 의미를 가졌단다. 


그들의 신앙심 때문에 삶과 마음이 따뜻한 곳이 되었으리라는 생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