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tovel 2016. 4. 2. 22:37

 

 

 

 

진해를 빠져나와서 간 곳은 당근 통영.

 

마침 점심 무렵이라, 수요미식회에서 그렇게 극찬들을 한 "해원횟집"에 들렀다. 

모듬회 "소"자가 80,000원. 

다소 두툼하다고 할 수 있는 회가 20조각 정도 나왔다. 

모듬회라지만 광어 한 종류밖에 없다. 

여기까진 봐준다. 

 

소라 두개, 해초 무침 조금. 그다지 충분하지 않은 반찬류 조금. 

끓여서 나온 매운탕 한 냄비.  

그렇게 극찬을 할만한 식사도 아니었고, 결코 대단한 것이 없었다. 

밥 한 공기에 2,000원은 왜 또 받아야하는지. 
뜬금없이 함께 나온 옥수수와 고구마 덕에, 배는 부르다.  관광버스가 몇대씩이나 밀어닥친다. 바로 옆에 있는 횟집들은 텅텅 비어 있다. 내가 미안할 지경이다. 

정말로 원래 맛있는 식당이었다면, 메스컴 덕분에 음식맛을 버리고 돈맛을 찾은 식당이 된 게 아닐까.. 생각하며 식당문을 나섰다. 

나중에 중앙시장에서 커다란 광어 두마리에 3만원만 달라는 아줌마들의 외침을 들으면서, 갑자기 해원횟집의 메뉴판이 떠올랐다. 모듬회(소) 8만원.  

 

해원횟집 근처에 해저터널이 있다. 

 

 

 

 

지어진지 오래 되었다지만, 여전히 튼실해 보인다. 관광명소 중의 하나가 되었는데도, 이 터널 주변에는 그 흔한 커피숍 하나 없다. 터널의 긴 벽은 그냥 텅텅 비어 있다. 누군가의 지시 때문인지 중간 쯤에는 터널 역사에 관한 자료가 붙어 있는데, 그 형식이나 내용이 몹시 "공무원스럽"다.조금만 생각하면 멋진 장소로 변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통영은 항구다. 

 


마르세이유를 떠올리게 하는, 서민적이고 소박한 분위기가 참 좋다. 하지만, 점점 변해가는 것은 어쩔수없는 사실이다. 
도처에서 꿀빵을 판다. 이에 쩍쩍 들러붙어서 먹기를 일찌기 포기한 물건이다.그게 그래도 이 지방의 명물이 되어가는게 참 신기하다. 
그만큼 먹을 것이 없다는 증거다. "통영"하면 "도다리쑥국"이라지만, 천원짜리 쬐꼬만 도다리 하나 넣고 끓인 멀건 국 한 사발 먹고 15,000원을 내게되면, 이건 일종의 구걸에 가깝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는다.
통영도 이젠 그만 갈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