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France

몽생미셀 - 고요한 묵직함

fotovel 2013. 7. 21. 16:47

옹플뢰르를 떠나 몽생미쉘로 가기 전에, 트루빌과 도빌을 들렀다. 

옹플뢰르 강 건너편에 있는 마을들이다.

트루빌 수산시장이 유명하다고 들었기에, 오전이지만 시장에 들렀다.

아내가 싱싱한 해산물을 보고 흥분하는 눈치다. 날씨가 찼지만, 해물점포 옆에 자리를 잡았다.

브런치 겸 해서 굴과 새우를 시키고 화이트와인 한잔도 주문했다.

그 신선함이란... 노르망디 바다를 맛보는 듯하다. 화이트 와인도...

가격은 만만치 않았지만, 추억으로 남기기에 아깝지 않다.

 

드디어 Mont Saint Michel 로 간다. 

사진으로만 보아 오던 곳, 죽기 전에 가보아야 할 곳으로 점찍은 장소를 드디어 가보는 거다. 

국도를 달리다 보니 이윽고 그 모습이 멀리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예약한 호텔은 통제구역 내에 있다. 

통제구역 입구에는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고, 호텔에서 게스트에게만 주는 code number를 입력해야만 자동차를 타고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 전날 문자로 code number를 받았는데도 그게 이 통제구역 차단기에서 사용하는 줄을 모르고 한참 허둥댔다. 


통제구역 내 호텔에 짐을 풀고 나오니, 여기서부터 몽생미셀까지는 걸어가거나 15분마다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야만 한다. 

30분 정도 걸으면 될 거리인 듯 한데, 힘을 비축하기 위해  셔틀만 이용하기로 했다. 

셔틀을 타도, 수도원까지 올라가는 길은 만만찮다. 

여행을 위해서는 역시 튼튼한 다리가 필수다. 


셔틀을 타고 점점 가까와지는 수도원의 특이한 모습이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수도원까지 올라가는 길은, 교토의 기요미즈 데라(청수사)로 올라가는 길같은 느낌이 든다. 

좁은 골목길이, 기념품가게와 관광객으로 몹시 붐빈다. 


    


사실, 몽생미셀은 멀리서 보는 게 훨씬 나은 것같다. 

골목 첫어귀에 있는 La Mer de Poulard 인가 하는 poulard(오믈렛) 식당이 유명하다 하지만, 이미 관광객 상대로 하는 맛없는 식당으로 정평이 나있다. poulard는 노르망디 다른 도시에서 먹는 게 낫다고 한다.  

그 식당조차 제끼고 나면, 몽생미셀 안에서는 대단한 볼꺼리를 찾아볼 수 없는 셈이다. 수도원 내부도 뭐 썰렁하고. 그러나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그 특이한 분위기가 나그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오래된 건물과 수도원이 주는 어떤 "고요한 묵직함"이랄까.. 그런 분위기가 참 좋다. 



떠나면서 아쉬움에 한 장 더... 



저녁에 깜빡 잠드는 바람에 너무 늦게 찾아가긴 했지만, 밤에 한번 더 찾아가 한 장 더... 



안내책자에는 몽생미셀 꼭대기 수도원에 오후 6시(당시 6월말경)까지 입장할 수 있다고 되어 있었고, 실제로 수도원 입구 안내판에도 그렇게 적혀 있었다. 

그러나, 사실은 직원들 마음대로였다. 

땀을 빼며 올라간 것이 오후 4시 50분이었는데, 창구에는 직원이 아무도 없었다. 

바로 옆 기념품 매장 직원에게 물으니, 뭐라고 변명할까 망설이는 눈치다.

그러더니 잠시후 "they are strike"란다. 

프랑스애들, 영어 참 못한다. 설마 서로 때리고 있다는 의미로 한 말은 아니겠지. 

파업중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같다. 

 

파업은 무슨... 일요일이니까 일찍 퇴근해버렸겠지. 

그들은 합법적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거짓말을 한거다. 

거짓말을 하면서도 법을 지키는 것으로 생각하면서 양심이 마비되는 너희들...

니들도 참 망쪼다. 


우리 뒤에도 계속하여 관광객들이 왔지만 모두들 입장할 수 없었다.

허탈한 기분. 뭐.. 관광객이란 늘 "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