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 리스본 코메르시우 광장
호시우 광장에서 남쪽을 향하는 아우구스타 거리를 따라 걷다보면, 테주강변이 보이기 직전에 높다란 개선문이 나온다.
그 개선문을 지나면 코메르시우 광장이 있다.
제일 큼직한 인포메이션 센터도 여기에 있고, 벨렘지구로 가기도 편하다.
탁 트인 테주강변을 즐기기에도 좋다.
한 남자가 난간에 다리를 걸치고 턱을 괸채 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
여객선을 타고서 대서양을 건너가는 꿈을 꾸고 있는 걸까.
코메르시우 광장에서 15번 트램을 타고 벨렘 지구로 향한다.
이 노선은 현대식의 깔끔한 트램도 많이 다닌다.
제로니무스 수도원.
역사와 유래를 알려고 하는 것은 여행을 복잡하게 한다.
유명한 관광지에서 그 곳과 관련된 "정보"로부터 벗어나는 것도, 때로는 즐거운 일이다.
일종의 단식, info-fast라고나 할까.
제로니무스 수도원 앞에는 에그타르트로 유명한 가게가 있다.
역시 수십명의 관광객들이 땡볕에도 에그타르트를 사먹기 위해 줄지어 있다.
우리는 단호하게 줄서기를 거부했다.
그건 우리 취향이 아니거든...
수도원 내부를 돌아다니다가, 흑인 남자애를 데리고 온 백인 여자가 눈에 띄었다.
아이가 참 명랑했다. 여자도 참 친근하게 잘 대해 주고 있었다.
무슨 관계일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이 살짝 촌스럽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궁금했다.
어떤 관게이든 상관없이,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점점 훈훈해지고 있었다.
사람이란, 참 아름다울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한 중년 남자가 핸드폰으로 명작을 남기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입구에서부터 진행속도와 방향이 같았던 부부가 또 내 앞에 있다.
유난히도 사이가 좋아보이는 부부다.
여러가지 목적으로 여러가지 사연을 안고 여행하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 음... 나도 있다.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서 연신 사진을 찍고 있는 남자.
아내와 늘 붙어지내면서도, 끝내 아내와 함께 이 곳 리스본까지 오고야 말았던 중년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