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 바르셀로나 첫날 - 몬주익 성
바르셀로나에 예약한 Airbnb에 도착한 것은 오전 11시경이었다.
미리 연락을 했건만,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건물 관리인인 할아버지가 여러차례 전화하고 수고해 주신 덕분에, 그나마 예약한 방에 들어갈 수 있었다.
집은 그럭저럭 깨끗하고, 주방시설이나 냉장고, 세탁기 등도 잘 갖추어져 있었지만, 생각보다는 좁았다. 욕실도 상당히 좁았고.
그래도 그게 어딘가.
위치는 정말 좋았다.
거의 모든 대중교통수단의 출발지라고도 할만한 카탈루냐 광장이 숙박지 바로 앞에 있다는 것은, 바르셀로나 체류기간 내내 너무나 편리한 점이었다.
일단 숙박지와 멀지 않은, Viena 라는 샌드위치 집을 찾았다.
메뉴의 사진을 보고 간신히 주문하긴 했지만, 둘이 참 만족하면서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계란이나 하몽 등을 바게뜨에 끼워 먹는 샌드위치였는데, 내용물이나 빵도 모두 맛있었다. 바게뜨 빵도 프랑스의 것과는 약간 다른 느낌이다.
우린 먹는게 젤 중요하거덩..
바르셀로나의 첫 인상이 좋았다.
오후에는 바르셀로나 관광버스를 타고 한바퀴 돌기로 했다.
중간에 아무데서나 내렸다가 그 날 중이면 언제든 또 탈 수 있는 2층버스...
바르셀로나 시내의 대략적 모습이나 가우디 건물들을 몇개 돌아볼 수는 있었지만, 그다지 추천할만한 것은 못되는 것같다.
끝내 몬주익 성 부근에서 내렸다.
카탈루냐 국립미술관 아래에 있는 분수대는 저녁 9시부터 15분 간격으로 매직쇼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9시가 거의 되어가는데도 해가 안넘어갔다.
우리는 천천히 산책하면서 분수대 쪽으로 내려갔다.
평일 저녁인데도, 분수대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앉을만한 곳을 모두 차지하고 있다.
분수쇼가 시작되었다.
음... 그냥 물만 나온다.
해가 지지 않아서 그런가, 그냥 허연 분수만 쏟아져 나올 뿐이다.
어디선가 음악이 나오는 것 같긴한데, 스피커도 째지고 그나마 잘 들리지도 않는다.
이게 뭐야...
그나마 10분쯤 나오다가 그쳐버린다.
한두시간 더 앉아 있으면 불빛이 더 좋을 수 있겠지만, 저녁을 굶어가면서 그걸 지켜볼 필요까지는 없어 보인다.
매직쇼라고 하더니만..
바르셀로나에 관해 알려진 사실들중에 뻥이 좀 셖인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마음 구석에 살짝 생긴다.
분수대를 내려오면, 스페인광장이 있다.
세비야에 가기전까지, 나는 김태희 출연광고의 배경이 되었다던 스페인광장이 바로 여긴 줄 알았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아니다.
바르셀로나에도 스페인광장이 있지만, 세비야에도 스페인광장이 있다. (로마의 스페인광장도 유명하지)
세비야에 있는 스페인광장은 여기와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아름답고, 웅장하고, 멋있다.
나중에 이야기해 줄께.
Travel Tip
1. 몬주익 언덕 "마법의 분수"는 너무 기대하지 않는 게 좋겠다. 에펠탑의 조명처럼 탄성을 지르게 하는 것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