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트르타 Etretat - 코끼리 바위
에트르타Etretat
모네와 수많은 화가들이 그려서 너무나 유명한, 바로 그 코끼리 절벽이 있는 노르망디 해안 마을이다.
에트르타 해변의 양쪽으로 서로 다른 코끼리 절벽이 있다.
두 개의 절벽을 각각 어떻게 찾아가나 궁금했는데, 에트르타 마을 해변으로 오면 양쪽에 절벽바위가 보인다.
해변에서 그 절벽으로 걸어올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거... 결코 만만한 높이가 아니다.
적어도 50대 중반의 예비할배로서는.
마을 오른쪽 방향으로 돌아가면, 오른쪽 해안 절벽위까지 자동차로 접근할 수 있었다.
네비에서 Etretat에 있는 Chapelle Notre-Dame de la Garde를 입력하면 해변 오른쪽 절벽 위까지 안내한다.
차 한대가 비껴가기 힘들 정도의 좁은 숲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니 갑자기 넓고 평평한 공간이 나타났다.
작은 교회당이 있는 언덕위 평지.
커다란 유료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지만 이걸 이용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나도 길옆에 평행주차를 해둔 후 카메라를 꺼내들고 절벽끝에 나섰다.
마침 에트르타의 하늘은 잔뜩 찌푸리고 엄청난 바람이 불었다.
결코 가볍지 않은 내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바람이 분다.
설상가상으로 굵은 비가 쏟아지다 말기를 수시로 반복한다. 어디 견뎌봐라 하는 것처럼.
아내는 아예 차 속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카메라를 품에 숨겨가면서 도둑처럼 사진을 찍고나서 바지가 흠뻑 젖은 채로 돌아오니, 아내가 가엾다는 듯 쳐다본다.
이것 때문에 (그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카메라를 챙겨온건데 뭘.
에트르타 절벽에는 왠지 모를 슬픔이 있다.
코끼리처럼 긴 코를 바다에 처박은 바위의 모습이 왠지 애처로와 보인다.
절벽 위에 사람들 모습이 보인다. 어느 정도의 높이인지는 짐작이 가지?
하얀 절벽, 진회색의 구름,
청회색의 노르망디 바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작은 교회당의 검은 실루엣.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약간의 슬픔을 즐기며, 우리 부부는 그 해안에서 시간을 보냈다.